미군 장교를 도끼로 찍어 죽인 북한, 김정일이 뒷목 잡은 이유 (Feat. 썬킴)

최근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평화 통일의 상징이던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끊이지 않는 도발의 역사와 그들이 미국을 정면으로 건드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봅니다.

 

Q. 북한의 끊이지 않은 도발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먼저 도발한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끊임없이 군사적 도발을 시도해왔습니다. 특히 1950~60년대에 그 정점을 찍었죠.

그리고 2024년, 김정은 총비서는 '통일', '민족'이라는 단어를 지우고 대한민국을 '적국', '외국'으로 규정하며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 담긴 통일 기념탑마저 폭파시킨 것은, 과거와는 다른 노선을 걷겠다는 강력한 선언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사진

Q. 한밤중에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북한

북한의 대담한 도발 중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바로 1968년 1.21 사태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모가지 따러 왔수다'라는 목표 아래, 31명의 북한 정예군인들이 휴전선을 넘어 청와대 턱밑까지 침투했던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이처럼 북한이 대담한 도발을 감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시 베트남 전쟁이 있었습니다. 세계 최강 미국이 베트남의 게릴라전에 고전하며 수렁에 빠지자, 김일성은 이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베트남처럼 게릴라전으로 미군을 몰아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것이죠.

1.21 사태 당시 김신조

Q. 8.18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1976년 8월 18일, 한반도는 전쟁 직전의 위기까지 내몰립니다. 바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때문입니다.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는 시야를 가리는 커다란 미루나무가 있었습니다. 미군과 한국군 작업자들이 이 나무의 가지치기 작업을 시작하자, 박철 중위를 필두로 한 북한군이 나타나 시비를 걸었습니다.

8.18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당시 현장

 

실랑이가 벌어지던 중, 갑자기 북한 장교 박철이 "다 죽이라!"는 신호를 보냈고, 북한 병사들은 작업자들이 쓰던 도끼를 빼앗아 미군 장교들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미군 장교 2명(보니파스 대위, 배럿 중위)이 사망했습니다. 이는 단순 사병이 아닌, 미군 장교를 도끼로 찍어 죽인 전례 없는 만행이었습니다.

Operation Paul Bunyan : 분노한 미국의 반응

사건 보고를 받은 미국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미국은 자국민, 특히 군인이 해외에서 살해당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당시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은 즉각적인 응징을 지시했고,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았습니다.

미국은 이 작전에 전설적인 거인 나무꾼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름하여 '폴 버니언 작전(Operation Paul Bunyan)'.

폴 버니언 작전 당시 미루나무를 자르는 미군 사진

• 핵 추진 항공모함 미드웨이호 동해로 출동
• 괌에서 B-52 전략폭격기 24대, F-111 전폭기 출격 대기
• 오키나와에서 F-4 팬텀기 24대 한반도 상공 전개
• B-1 '죽음의 백조' 폭격기까지 동원
• 80여 개의 북한 공격 목표 초토화 계획 수립

미국은 단순히 나무를 베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다시는 까불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엄청난 군사력을 동원했습니다. 수십 대의 헬리콥터와 전투기가 상공을 맴도는 가운데, 특수부대원들이 내려와 전기톱으로 문제의 미루나무를 완전히 잘라버렸습니다. 만약 북한이 단 한 발이라도 쐈다면, 그대로 전쟁이 시작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습니다.

 

B-1 랜서 폭격기

김정일이 뒷목 잡은 이유

당시 북한은 김정일이 권력 세습을 준비하던 시기였습니다. 젊은 김정일이 자신의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미제 승냥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주라, 단 총은 쏘지 마라"는 식의 지시를 내렸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아마 주먹으로 몇 대 치는 정도로 생각했겠지만, 현장의 군인들이 오버해서 도끼로 장교를 살해하는 대형 사고를 친 것입니다.

이 엄청난 사태에 김정일은 뒷목을 잡았을 것이고, 결국 김일성이 직접 "유감이다(I regret)"라는 표현으로 사실상의 사과를 하며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북한의 도발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한순간의 오판과 과격한 행동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그리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힘의 균형이 왜 중요한지를 판문점의 잘린 미루나무는 지금도 말해주고 있습니다.